SVB의 파산으로 보는 금리와 채권의 상관관계

실리콘밸리 은행 (SVB)가 3월 10일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뱅크런(Bank Run)입니다. 뱅크런이란, 예금자들이 단기간에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하는 현상으로 주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발생합니다. 은행에 맡긴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 같다는 공포감이 조성된다면, 고객들이 은행에 맡긴 돈을 모두 인출하게 되고, 은행은 대량의 현금 인출 위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채권을 청산하면서 그 돈을 지급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창구를 거치지 않고 비대면 돈을 빠르기 인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SVB는 불과 36시간 만에 56조원의 예금이 인출되면서 붕괴되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 뱅크런

 

금리와 채권의 관계

뱅크런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은 금리 인상에 있습니다. 

 

1. 채권은 만기 때 받는 돈을 표면금리(발행금리)로 정해놓습니다.

2. 표면금리는 기준금리에 따라 책정이 됩니다.

3.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표면금리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가 됩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채권 A. 금리 상승 전 (2022년 12월)

기준금리가 3%정도니까, 오늘부터 나한테 3년 동안 돈을 빌려주면, 1년에 10%의 이자를 줄게! (3년 만기, 표면금리 10%)

 

채권 B. 금리 상승 후 (2023년 3월)

기준금리가 5%정도니까, 오늘부터 나한테 3년 동안 돈을 빌려주면, 1년에 14%의 이자를 줄게! (3년 만기, 표면금리 14%)

 

누구든지  A보다는 4%의 이익을 더 주는 B에 투자를 할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채권 A 보다는 채권 B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채권 A에 대한 수요가 줄기 때문에 가격 또한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그럼 SVB는 왜 망했나?

 

SVB는 벤처 투자에 특화된 기업금융 중심 은행으로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주고객층입니다. 스타트업 회사들이 투자금을 예금으로 넣어두면, 그 돈을 이용해서 다른 곳에 투자를 하고 수익을 내는 방식이죠. SVB는 스타트업 회사의 투자금을 안전하기 운용하기 위해서 주로 채권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채권은 원금 상환이 보장되어 있고, 표면금리에 적힌 만큼의 정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보통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일반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과 금융위기로 인해 대출 받은 고객들의 부도 위험이 커지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였습니다. 가치가 하락을 하더라도 채권이 만기가 될 때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과 이자를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면서 예금 지급을 위해 채권을 팔아야만 했습니다. 

주식이 떨어지면, 반등할 때 까지 존버하면 되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팔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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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을 실제 사례를 통해 배우니 훨씬 더 잘 와닿는 것 같습니다. 역시 실전만한 공부가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