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ChatGPT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생각

현재 모든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ChatGPT입니다. 기존의 자연어생성 모델들은 어딘가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있었거나 룰 기반으로 만들어져서 특정한 분야의 대화만이 가능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전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ChatGPT의 경우에는 실제 사람과 같이 대화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우며, 이전에 했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답변을 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나 있는 상태이며 언론을 통해서도 크게 홍보가 되어 관련 기술주들도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뭔가 기시감이 듭니다.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는 AI의 탄생...?

Hyped

얼마전 까지만 했더라도 크게 유행을 했었던 대만 카스텔라, 흑당 버블티, 과일주스, 매운 갈비찜, 인형 뽑기 가게들은 지금 대부분 다 사라졌습니다. 언론에서 대두가 되었던 시대의 트렌드 YOLO도 이제는 거의 사장( 死藏)된 언어입니다. 이러한 말들은 우리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언론, 매체, 책을 비롯하여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관련 피드백이 주입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큰 유행을 타다가 갑자기 한순간에 팍 식어버리는 현상을 살면서 많이 봤습니다. SNS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정보의 확산 속도가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른 현재는 트렌드 변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기술 분야도 예외가 아닙니다. 닷컴 버블, 비트코인 폭락, 빅데이터의 붐과 AR/VR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를 생각하면 항상 사람들은 기술의 출현에 대해 "호들갑"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보통 흥이 많거나, 텐션이 높은 친구가 옆에 있으면 같이 신나는 것처럼, 어떤 것에 대한 뉴스와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일종의 hype가 생기게 됩니다. 아니,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리서치 회사 Gartner에서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Hype Cycle은 유사한 맥락에서 기술에 대한 성숙도와 사람들의 관심 및 Hype의 정도를 표현합니다. 아래는 Gartner에서 발표한 인공지능(AI)에 대한 2022년도 Hype Cycle 입니다. 

Gartner's Hype Cycle for Artificial Intelligence

ChatGPT는 그래서 어디쯤에 있는가?

ChatGPT는 현재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주가도 크게 상승되었으며, 어딜가도 항상 들리는 대화 주제입니다. 보통 뉴스에 키워드로 대두되고 연관성이 적은 업계의 사람들이 알게 될 쯤에는 기술 성숙도가 과대한 기대를 받는 단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ChatGPT의 태생적 한계

ChatGPT는 100%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닙니다. 

구글이 발표했다가 큰 망신을 당한 Bard 처럼, ChatGPT는 항상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ChatGPT는 뉴스, 대화, SNS, 위키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이 되었습니다. 이런 학습 데이터가 과연 100% 정확할까요? 제가 회사에서 사용하고 검수를 거친 라벨링 된 학습데이터조차 95%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에 사람이 만든 데이터로 훈련한 모델은 필연적으로 오답을 언젠가 낼 수밖에 없습니다. Microsoft Bing에 ChatGPT를 적용한다고 하여 해당 사이트로 가봤습니다. 역시나 정확한 답변이나 사실적인 정보(factual information)를 찾기보다는 도움과 추천을 부탁한다는 뉘앙스의 예시들이 많습니다. 개발자들도 이를 어느정도 인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ChatGPT가 가져올 변화와 미래

사람과 유사하게 대화하는 ChatGPT는 누가 봐도 신기한 기술이며 자연어처리 분야의 성공적인 발전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한 모델입니다. 저는 앞으로 ChatGPT가 도입이 된다고 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큰 영향이나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ChatGPT가 고도화되면 직장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 "코딩하는 개발자들을 덜 뽑아도 될 것이다", "24시간 고객센터를 사람 없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등 사람을 대체하는 방식의 ChatGPT도입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때 가지는 맹점 중 하나는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입니다. 결국에는 어떤 방식으로 도입이 되어도 인간 관리자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인 것 처럼, 업무의 효율을 높여 기존에 하던 일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정도로 밖에 미래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아니라면 제 상상력이 부족한 탓이겠죠...

 

 

 

++ 글을 쓰게 된 계기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는 ChatGPT를 어떻게 도입을 할 수 있을 지 고민을 해보라고 합니다. 지주 회사에서 하달된 과제지만 개인적으로는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무언가 좋은 것이 생겼다고 하면 찬찬히 살펴보고 장점과 한계에 대해 분석부터 하는 것이 순서인데, 무작정 홍보를 하고 광부터 팔 생각부터 하니... 그래서 ChatGPT를 도입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한계점에 대해 정리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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