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8 기록] 팬케이크가 맛있었다

몇 주 전부터 팬케이크가 무지하게 땡겼다.

달콤한 시럽에 적신 퐁신퐁신하고 부드러운 팬케이크 한 조각이 혀에 닿는 그 찰나의 순간을 너무나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은 신사의 오리지널팬케이크 하우스에 갔다.

웨이팅을 한시간 넘게했다.

팬케이크는 무척이나 맛있었다.

 

평소에 나는 자기주장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지인A: 뭐 먹을래?
이유남: 아무거나 상관없어

지인B: 뭐하고 놀까?
이유남: 넌 뭐하고 싶은데? 

지인C: 갖고싶은거 있어?
이유남: 음... 딱히? 

이렇게 써놓고 보니 심하게 꿀밤이 마려운 성격인 것 같다. 참고로 내 MBTI 유형은 ISFJ다. 

ISFJ 특징: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므로 대부분 상대방에게 맞춰주지만, 실은 정말 아무거나 괜찮아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주장이 없다고 해서 자기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물론 정말 괜찮아서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더 생각하고 존중해주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주장없이 오래 살다보면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싫어하는 음식을 먹거나 하기 싫은 행동을 할때도 있다. 모든 판단과 선택을 양보하는 버릇이 들어버리면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을 망치게 된다. 한마디로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나는 서른이 되서야 이걸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 나는 팬케이크를 먹으러 갔다. 

그리고 한시간이나 기다렸다.

아주 맛있었다.